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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PG/리플레이

[앙스타 2차탁] 앙스타 고대해 리플레이 로그

by 료밍 2021. 7. 30.

고마워요 대소동 해결단 기반 앙스타 2차탁 플레이 로그입니다. 세션 참여자분들의 허락을 맡고 리플레이 로그를 게시합니다.

마스터(MC) : 료밍

플레이어 : 
유우키 마코토 (카린 님)
시라토리 아이라 (연 님)
나루카미 아라시 (멜키 님)
니토 나즈나 (페페론치노 님)

-AWE 룰의 특성상 애드립으로 진행한 부분이 많습니다.
-마스터의 긴장 및 컨디션 난조 문제로, NPC 캐릭터의 대사나 마스터 지문상의 비문, 원작의 호칭관계 미스 등이 로그에 많이 남아있습니다. 이 점을 양해 부탁드립니다.


로그 주소 : 이쪽 (구글 드라이브)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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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WE 세션 마스터링도, 2차탁도 정말 오랜만이었습니다. 트친분들이 앙스타 2차 TRPG 하고 싶다는 말들을 한둘씩 하시길래 날 즐겁게 해 줘! 라는, 마스터로서는 양심없는 말을 하면서 덥썩 끌고가서 세션을 열었습니다. 플레이어분들이 일상 힐링 계열 세션을 하고 싶다고 하셔서 저도 고대해 룰북을 꺼내 TRPG 마스터링 재활을 위해서 주력으로 삼고 싶은 AWE를 다시 잡아보았습니다. 

멤버 구성이 굉장히 화사하고 밝으면서 자기 자신을 드러내기 위해 노력하고 고민도 하는, 건강한 청춘의 모임이라서, 따뜻한 교류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캐릭터 시트를 볼 때부터 기대를 많이 했어요. 한편으로는 이 황금 멤버 (공교롭게도 네명 다 머리색도 금발이네요) 를 데리고 마스터 역량 때문에 포텐셜을 발휘하지 못한다면 플레이어분들도 저도 슬플 것 같기 때문에, 모두가 자신이 맡은 캐릭터를 잘 드러낼 수 있는 판을 만들 수 있을까? 하면서 꽤 긴장을 많이 했었어요. 요 근래 컨디션도 좋지 않았고 정신적으로 편하지 못한 상황에서 기분전환차 연 세션이다보니, 화기애애하고 웃을 수 있는 이야기를 만들 수 있을까? 내가 건강하지 못한데 사람들을 즐겁게 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도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막상 세션에 돌입해보니, 플레이어분들이 정말 멋지게 활약해주시고 같이 이야기를 만들어나가 주시고, 또 즐겨 주셔서 보람찼습니다.

판정에 실패하더라도 굴하지 않고 맞서는 용기와 적극성으로 활약한 아이라, 따스한 무드메이커이자 그 상황에 제일 필요한 부분을 수습해 정말로 의지가 되는 선배였던 나즈나, 제일 자신다운 모습을 적극 발휘하면서 임팩트있게 상황을 이끌어간 아라시, 그리고 등장인물들에 대한 애정을 갖고 끝까지 마음의 소리에 기울이며 나선 마코토... 모두가 멋지게 맡은 캐릭터들을 소화해주었고 각 캐릭터라면 이렇게 할 법한 방식으로 난관을 헤쳐나가서 세션 내내 즐거웠습니다. 캐릭터들 간의 상호교류도 화기애애해서 좋았고, 전체적으로 모든 캐릭터들이 서로를 북돋아주는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고대해의 MC는 플레이어 캐릭터들의 팬이 되라고 룰북에는 쓰여있는데, 이번 세션에선 플레이어들 역시도 서로의 팬이 되어주는 느낌이어서 든든하고 고무적인 분위기였어요.

특히 인상깊었던 것은 마지막 보스전 다함께 액션에서 각 캐릭터들이 자신들의 심상세계를 화면에 펼쳐보이는 연출이었는데요, 각 캐릭터에게 중요했던, 마냥 기쁘지는 않고, 행복은 아니지만, 잃고 싶지 않고 소중한 기억이나 자신에 대한 인식, 꿈, 그 각기 다른 형태들이 보여서 벅차올랐습니다. 슬픔이 없는 세계, 긍정적이지 않은 감정이나 그런 자신의 모습이라고 해서, 전부 치워버린 것으로 이룩한 행복에는 의미가 있는가? 그것에 대해 호소력 있는 답을 들을 수 있어서 흐뭇했네요. 개인적으로는 아라시의 단순하면서도 임팩트 있는 묘사가 굉장히 마음에 와닿았어요. 나는 나, 행복은 자유. 자신답게 살아가는 것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한 만큼, 그 짧고 굵은 연출의 호소력을 잊을 수가 없네요. 그 외에 정말 마음에 들었던 건 위에서 언급했던 아이라의 적극성인데, 일단 뭔가 던지고 보는 패기도 한 몫 하지만, 주사위 운이 전체적으로 좋은 편이 아니었지만 고유액션으로 닥쳐온 위기를 극복해내고 근성으로 도전해 기어코 해내는 모습이 정말 아이라 답다고 생각했어요. 

최종보스 역이 스바루가 된 건, 도시 설정 단계에서 반짝임에 대한 설정을 보고 생각난 것이었습니다. 혁명이자 빛나는 아이돌의 상징과도 같은 트릭스타, 자신의 있을 곳을 너무나도 소중히 한 나머지, 자신이 가진 슬픔을 이면에 꼭꼭 숨기는 듯했던 스바루의 모습이 가끔 보였고, 주변 트릭스타 오시분들도 이 부분에 주목을 많이 하시곤 해서 생각해볼 기회가 많았습니다. 본인이 에덴 오시(입문)이기도 하다보니 황야의 꽃 스토리에서 나기사와 스바루가 나눈 대화가 기억에 남았는데, '스바루는 사실 외롭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했어요. 반짝반짝하지 않은 자신이 되는 것도, 거기에 동료들이 영향받아 걱정 끼치는 것도, 누군가가 슬퍼하는 걸 보기도 원하지 않는 스바루의 모습, 여기에 파라노이아의 '행복은 의무입니다' 라는 키워드를 섞어서... 고대해의 룰 특성상 저런 광기(?)에 찬 보스 형태가 되고 말았습니다. 그 광기에 전염당한 호쿠토는... 사실 제일 가까운 인물이기 때문에 그렇게 되었습니다. 연극 배역으로 고민하고 있으면 그런 고민 날려버리라며 아무렇지도 않게 스바루가 별사탕을 건네지 않았을까요. 순전히 거기 있으니까 희생당했다는, 참으로 몹쓸 이유입니다. 반성하겠습니다. 여러가지 의미로 트릭스타 오시분들께는 죄송할 전개를 펼쳤다고 생각합니다만, 주변의 트릭스타 오시분들이 로그를 보시고는 오히려 좋아해주셔서 어? 진짜? 하고 놀랐던 기억도 나네요.

당시의 컨디션 문제로 인해 마스터링 역량이 반토막난 상태라, 지금 돌이켜보면 문장도 막 이상하게 쓰고 그랬지만, 정말 오랜만의 세션임에도 즐거운 시간을 갖게 해주시고 여러 도움도 주신 플레이어 여러분들께 정말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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