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분홍색 사탕통/코튼 캔디

더블크로스용 오리캐 아메카와 아스리 설정

by 료밍 2016. 7. 29.

내용은 더 추가할 예정.


더블크로스 플레이어 캐릭터 중 파일 날리기 전에도 그나마 설정이 온전히 남아있는 아이...에 대한 이야기를 좀 해볼까 함. 작년 5월 쯤에 처음으로 만들어졌고, 본래는 더블크로스 PC가 아니라 자살자 및 자살미수자들을 이능력자로 재활용하는 오리지널 세계관에 있던 아이를 더블크로스 PC용으로 편입한 아이였음. 


아메카와 아스리. 17세.

애칭은 아스링, 아스냥인데 아스링이라 부르는 건 유메미(다른 PC)고 아스냥이라 부르던 존재는 모종의 일로 '아메카와'라고 부르는 사이가 되었으며 아스리가 죽었다 살아난 이후로는 기억에서 지워졌음.


더티블론드마냥 검은색과 푸른색이 어지럽게 섞인 짧은 머리에 속이 빈 듯 푸른 눈. 空(하늘, 텅 빔)의 색. 160대 초반의 키에 슬렌더하다 못해 빈약한 체형을 하고 있음.


투신자살했다가 오버드로 각성하면서 다시 살아났고, 그 대가로 기억의 상당수와 감정의 일부, 통각을 잃어버렸다.

좋아하는 것은 통조림. 자상벽 보유. 흡연경험 있음. 음주경험 없음. 약물남용경험 있음. 복용 약물은 마약은 아니고 정신안정제.


더블크로스 세계관상으로는 발로르와 샐러맨더(냉기)의 크로스 브리드. 통각면역+오버드라는 보정으로 자기 몸을 좀 격하게 굴려도 상관이 없고 그래서 좀 험하게 스스로를 굴리는 편인데 그만큼 침식률도 팍팍 올라가고 있다.


가족관계는 부모와 언니. 부모와는 모종의 이유로 절연상태이며, 언니는 아스리가 어릴 때 오버드로 각성하여 UGN 칠드런으로 발탁, 아스리의 곁을 떠났다. 언니가 아스리의 곁을 떠난 것이 아스리에게는 '소중한 것은 자신을 떠나간다' 라고 믿게 된 첫번째 계기.




아래는 더블크로스 캐릭터 시트용으로 초기에 썼던 내용.


분명히 죽었을 터였으나 기적적으로 다시 눈을 뜬 소녀.

깨어났을 당시에 기억의 상당부분이 흐려져서, 마지막으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는 기억은 자신이 떨어지면 죽는 것이 확실한, 일말의 가능성도 없는 높은 곳에서 몸을 던졌다는 기억뿐이며, 그로 인해 자신이 눈을 뜨는 것은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는 것만은 자각하고 있다.

물론 이런 이변을 겪어버린 인간이 일상으로 돌아올 일은 만무하고, 애시당초 삶의 끝을 결행했다는 것부터가 무난하게 만족스러운 삶을 살고 있을 인간은 아니었다는 증거였기 때문에, 그녀는 자신이 오버드로 각성했다는 사실 자체를 지나칠 정도로 무덤덤하게 받아들였다. 자신을 객관적으로든 주관적으로든 가치있거나 의미있는 존재로는 규정하지 않고 있었기 때문에, 새로운 '쓸모'를 찾았다는 것은 그녀에겐 잘된 일인지도 모른다.

그녀를 구성하고 있던 기억이나 느껴온 감정, 성립해온 관계 등의 많은 부분은 그녀에게서 빠져나갔으며, 그녀에게는 꽤나 소중했던 모양이지만, 당장에 잃어버린 것을 찾으려는 의지는 보이지 않는다. 온전히 사라진 것은 아닌지 특정한 사람, 기억, 혹은 그와 연관된 감정들이 기억의 심연 속에서 모습을 내밀기는 하지만, 그녀 자신은 그 기억들로부터 유리된 듯 느끼고 있다. 그러나 그녀의 본래 기억이 어찌되었든 그것들이 축적되어 도출된 한 가지 결론만은 사라지지 않았다. 그것은 '자신에게 소중한 사람들은 언젠가 자신을 떠나간다'라는 결론이다.

이따금 그녀는 홀린 듯 다시 자신이 원래 있었어야 할 저승의 저편을 향한다. 위험에 몸을 던지고, 치명적인 독을 몸에 취하고, 다양한 방법으로 스스로를 죽여가지만, 저승은 마치 그녀를 받아들일 생각이 없다는 듯이 그녀를 쫓아낸다. 생전의 증거를 가지고 단락적으로 표현하는 것은 지나친 비약이겠지만, 그녀의 집에서는 날붙이나 신경계 약품 등이 사용되었다는 증거가 명백한 형태로 놓여있었기 때문에, 적어도 그녀의 자기파괴욕구가 '변해버리기' 이전에도 존재했다고는 볼 수 있다. 요컨대, 기적이란 잔인한 것이다.

스스로를 돌보지 않고 싸우며, 아무렇지 않아 보이지만 멘탈도 약하기에 침식률도 빨리 올라간다. 그만큼 싸울 때만은 강하다. 싸울 때만은. 그녀 자신이 무엇을 느끼고 있는지는 정확히 아무도 알 수 없고, 그것을 조금이라도 오해가 생기지 않을 방향으로 전달하는 능력이 뛰어나지도 않기 때문에, '싸워서 가치를 증명한다'는 무식한 방법은 편리하다.

사실은 '버림받지 않기 위해' 싸우는 것. 기억도 감정도 결손되었지만, 그것만은 아스리가 무의식 레벨에서 기억하고 있다.



-지인이랑 이야기하다 풀었던 아스리 관련 설정. 다소 주절주절합니다


이야기 본격적 시작이 아스리의 자살부터 시작됩니다

인생을 다 포기한 아스리가 옥상에서 떨어져서 자살하는데 그 순간 오버드 능력이 개화해서 살아남. 근데 오버드로 되살아나는 대가로 기억의 일부와 통각을 잃어버려요. 근데 원래도 아 죽고싶다 죽지못해서 살아간다 이런 애인데 오버드가 되어서 UGN에이전트가 된 이후로 아 나도 좀 쓸모가 있구나! 라고 생각하게 되었고 통각이나 자기 신체 상태에 둔해서 자기 몸을 안 돌보고 공격적으로 싸워요. 그래서 얘를 좀 집중관리하라고 붙여준 상관이 하필 얘의 언니인 아메카와 네무리. 아메카와 아스리/아메카와 네무리 자매가 쌍으로 DQN네임(...)


그리고 얘한텐 소메모리 유메미라는 페어가 있어요. 녹발캐라서 원래 이름을 미도리라고 지으려고 했는지라 가끔 헷갈려서 미도리라고 부름. 아스리의 능력은 냉기와 중력/어둠을 조종하는 능력이고 유메미는 신체를 자유롭게 변형하거나 물질을 변형시키는 능력. 유메미는 아스리랑 만나자마자 굉장히 살갑게 굴고 삶의 의지를 잃은 아스리에게 삶의 즐거움을 가르쳐주겠다며 여기저기 데리고 다니고 같이 놀고 그래요. 그러다가 아주 가끔 아스리를 보면서 슬픈 표정을 짓는데 둘이 중학교 동창에 절친이어서 그럼. 애초에 유메미가 오버드로 각성한 이유가 아스리를 구하려고였는데 자기가 소중히 여기던 아스리가 오버드가 된 경위가 결국 자살이라는 선택임을 깨닫고 자기는 아스리를 지키지 못했다면서 자책을 많이 하고, 그러면서도 자기를 기억 못하는 아스리를 보면서 가슴앓이함. 유메미가 중학교때부터 아스리 짝사랑해왔거든요.


한편 아스리는 과거 설정이 좀... 감정과잉이라기엔 감정과잉이고 나름 현실적이라면 현실적인데, 네무리가 어릴 때 오버드로 각성해서 UGN에서 신변보호를 받게 되어서 가족을 떠났어요. 그런데 아스리네 부모가 전형적인 정상성에 집착하는 부모라서 네무리가 이능력자인 걸 알자마자 관계되기 싫다면서 UGN으로 넘겼음. 겉으로는 영재교육 프로그램 같은 거라면서 좋게 포장해서 보냈지만... 그때 아스리는 네무리를 엄청 따르고 있었고 네무리는 그래서 아스리한테 힘든 일이 있으면 언제나 돌아올 곳이 되어주겠다고 말하고 떠났는데 정작 아스리가 10년도 더 지나 오버드가 되기 전까지 네무리랑 다시 만나는 일은 없었고 연락도 없어서 네무리가 떠난 게 아스리한테 최초의 트라우마이자 이후로도 지속될 트라우마의 근원이 되어요. '소중한 것은 언제나 자신을 떠나간다'라는. 그리고 아스리가 하도 네무리만 찾고 부모가 네무리를 사실상 버린거나 마찬가지임을 눈치채면서 부모랑 사이도 멀어져서 거의 방임당하듯 자라고 중학교 들어가서 유메미랑 만나고 둘도 없는 친구가 되어서 잘 지내다가 고등학교 때 학교가 갈리면서 얼굴을 잘 못 보게 되고(사실 이때 고등학교가 갈린 문제도 있지만 중학교때 유메미가 오버드로 각성했기 때문에 유메미가 UGN을 본거지 삼게 된 탓도 있음) 고등학교 올라오면서 아스리는 부모랑 좀 심하게 싸우는 나날이 계속되어서 자살해야지... 하고 생각하다가 자신의 구원자같은 사람을 만나요. 아스리는 이 구원자가 자기를 구해줬다고 믿는데 이건 어느정도 일방적인 믿음이고 둘이 어쩌다가 연인에 가까운 막연한 사이도 되었지만 나중에 구원자는 아스리한테 이 관계를 그만두자고 해요. 너 이상으로 자기를 필요로 하는 사람이 있고 일방적인 너와는 다르게 나 역시도 그 사람이 필요하며 자신은 구원자 같은 게 아니라고 하면서. 그런데 아스리는 그때 거의 삶의 많은 걸 포기하고 있는 상태에서 구원자에게 정신적으로 의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별 통보를 듣는 순간 충격을 받아서 거의 빈껍데기같이 되어 폐인 생활을 지속하다 투신자살하고, 그 이후부터가 이야기의 시작.


아스리 얘 멘탈 꽤 심각한 수준이에요. 소중한 사람은 언제나 자기를 떠나간다고 믿고 있는데 자기가 감히 잡는 건 오만한 일이라 생각해서 딱히 잡을 생각이 없지만 적어도 자신을 버리지 말고 자신이 쓸모있는 존재가 되게 해달라면서 자기를 깎아내는 성격임. 그래서 자기가 오버드가 되어서 최전선에서 전투요원이 되는 게 진심으로 삶의 보람이라 믿고 있음. 언니인 네무리를 만나고도 네무리한테 다가가고 싶어하지만 재회한 이후론 둘 사이가 꽤 엇갈려서 네무리는 아스리를 사무적으로 대하고 동생이 아니라 에이전트로서의 감정 이상을 보이지 않으려 하고 아스리도 네무리한테 거리감을 둬요. 자기는 언니한테 이제 동생이라기보다는 좀 더 잘 싸우고 덜 부서지는 병기일 뿐이라고. 네무리도 자신을 버린 부모를 원망하고 있기에 그 부모한테서 자란 아스리한테 약간 복잡한 감정을 가지고 있고. 자기가 제일 좋아하고 믿고 따르던 언니가 이런 태도다보니 아스리의 과도한 자기희생적인 면모가 더 심해져가고 유메미는 이걸 보면서 걱정이 깊어가서 네무리랑 충돌하기도 함.


그러다 유메미가 완전히 빡쳐버리는 사건이 일어나는데, 아스리가 오버드 활동으로 민간인들을 구하는 와중에 자기를 버린 구원자와 그 구원자의 새 연인(?)까지도 자기 몸을 불살라가며 구하는 걸 보고 널 죽음에까지 몰아넣은 사람을 그렇게까지 구할 필요가 있냐고 물어요. 아스리는 원래 그 구원자에 대해선 이름도 어떤 관계였는지도 잊어버리고 가끔 가슴아프게 떠오르는 기억이 있다 정도로만 알았는데 그 전투에서 존재의 기억이 떠올랐고, 그거 때문에 멘탈에 영향이 와서 침식률도 잘 올라가게 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의를 위해서 걔네를 구해내고(오버드는 침식률 올라가면 일상으로 돌아오기도 힘들어지지만 그만큼 세지기도 하니까요), 그걸 본 유메미는 아스리를 저렇게까지 자기를 아끼지 않는 아이로 만들어버린 세계가 너무 미워서 흑화함. 그래서 네무리랑 대판 싸우고 UGN을 탈퇴해버림. 그렇다고 FH로 넘어가진 않고요. 유메미가 사람 좋고 붙임성도 크고 오버드 중에서도 굉장히 모범적으로 일상과 비일상의 균형을 잘 맞추지만 좀 경박하기도 하고 자기가 오버드라서 능력 없는 사람들을 약간 깔보고 있기도 해요. 리얼충 성격이면서 오버드 우월주의자. 그게 좀 안좋은쪽으로 발현되기도 하죠. 되고 싶어서 이런 능력 가진 것도 아닌 애한테 은혜나 입으면서 어떻게 그 애의 베풂을 당연하게 여기고 무정할 수 있냐고.

보통 오버드로서 자기욕망이 뚜렷하고 날뛰고 싶은 사람들은 FH에 들어가지만 유메미는 딱히 반UGN도 아니고 얘가 오버드로 활약하는 이유는 아메카와 아스리를 위해서 단 하나 뿐이었으니 그냥 프리랜서 에이전트로 남음.


그리고 아스리가 잃어버린 기억은 대부분 '소중한 것은 언제나 떠나가는 것'에 대한 두려움과 관련이 있고 그래서 네무리 관련 기억이나 구원자 관련 기억은 흐릿한데 유메미 관련 기억은 아예 없어짐. 유메미마저 사라지면 아예 자기가 망가질 거 같아서 처음부터 리셋... 같은 심리였을지도 모르죠. 근데 아이러니한 건 유메미는 절대 아스리를 버리지 않을 거고 아스리가 자살하고 기억을 지워버린 시점에서 그게 이미 유메미를 배신한 것이기도 함.


그리고 아스리는 유메미가 떠난 이후로 점점 폭주에 가감이 없어지다가 나중엔 침식률이 너무 뛰어서 졈이 되기 직전까지 가버리는데, 물론 졸라 짱쎄기 때문에 그녀를 둘러싼 세계에 가하는 위협은 사라지지만, 아스리 자체는 점점 돌이킬 수 없게 되는데 그때 유메미가 얘를 구하겠다면서 폭주하고 아무튼 뭐시기뭐시기 하다가 유메미가 한계에 달하고 걔네한테 새로운 위협이 다가오고 뭐 어쩌고 저쩌고 할때 아스리가 자아를 가까스로 되찾아서 유메미를 지키면서 소멸함. 아니 소멸이라기보단 승화인데 원래 졈이 되면 파괴충동같은 것밖에 안 남고 원래 자아를 완전히 상실한 괴물이 되지만 아스리의 갈망은 파괴충동이나 이기적인 욕망 같은 게 아니라 유메미를 구하고 싶다는 단 하나의 순수한 소망이었기 때문에 졈으로 타락하지 않고 레니게이드 비잉(레니게이드 바이러스로만 존재하는 사념체 같은 건데 무기물에 빙의할 수도 있고 신격이나 미지의 존재 같은 걸로 다뤄지기도 함)으로 승화해요. 그러면서 유메미랑 정신이 연결되면서 유메미에 대한 기억을 전부 되찾고 유메미 곁에서 수호신같이 지내게 되는데 유메미 말고는 아무도 아스리의 존재를 인식할 수 없는 그런 엔딩. 이런 양심없는 메리배드 엔딩입니다.


참고로 아스리는 처음부터 끝까지 자기희생에서 벗어나질 못하지만 유일하게 자기 자신을 위한 이기적인 선택을 한 게 유메미랑 같이 있고 싶어, 유메미를 구하고 싶어, 유메미랑 영원히 함께하고 싶어 <- 이거였고 그것마저도 본질적으론 자신이 아니라 자신을 끝까지 사랑해주고 안 떠나준 유메미에 대한 보답이기 때문에 완전히 이기적일 순 없었음. 신격으로는 매우 적합하기 때문에 레니게이드 비잉으로 승화할 수 있었지만 인간으로서는 결함품이죠.

댓글